모더나 2차 멀쩡? : 불안장애 가진 사람의 2차 후기

미루고 미뤄왔던 모더나 2차 백신을 맞았다. 1차 때 고생 아닌 고생을 해서 안 맞으려고 했는데 내 주변 사람들 대부분 2차 백신 완료 자여서 나만 1차로 끝내면 불안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잔여백신 잡아서 모더나 2차 맞고 왔는데 생각보다 멀쩡한데?

 

불안장애가 심한 사람의 모더나 2차 걱정

1. 모더나 1차 맞고 머리가 아팠다. 정확히 말하면 머리 정수리 쪽 전체가 어질어질할 정도로 아팠다. 그리고 속이 너무너무 안 좋았다. 역류성 식도염으로 많은 고생을 했는데 식도염 증상이 있어서 정말 힘들었다. 

 

 

불안장애 공황장애가 있어도 모더나 백신 1차 맞고옴

지난 월요일 오후 4시 모더나 백신 1차 접종을 하고 왔다. 백신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있긴 하지만, 나와 우리 가족, 우리 사회의 안전을 위해서는 나라도 맞아야겠단 생각이 들었고, 백신을 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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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아팠는데.. 2차 때는 더 아프다고? 인터넷 후기글을 검색하니 죽다 살아났다, 이렇게 아픈 적은 처음이었다 , 실제로 응급실 가진 분도 계시고.. 모더나 2차 부작용 글이 다수 확인되었다. 실제로 우리 남편도 2차 맞고 다음날 내리 잠만 잤으니 할 말 다했지..  나는 소문난 집순이인데.. 외출도 안 하고 외식도 안 하고 여행도 안 갈 건데 꼭 맞아야 하나.. 이 생각으로 미뤄왔다. 남편 역시 일부러 맞을 필요는 없다고 했다. 내가 불안함을 느끼는 정도를 알기에..

 

 

 

40대 모더나 2차 후기 feat.두통

나와 남편. 일주일 간격으로 모더나 1차를 접종했다. 나는 몸이 안 좋아 2차는 잠시 보류한 상태고 40대인 남편은 지난 금요일 모더나 2차 접종을 완료하여, 옆에서 지켜본 후기를 작성해보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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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예약 취소 후 잔여백신 잡기 성공-

그렇지만 난 맞기로 했다. 요즘 잔여백신 잡는 게 쉬워졌다. 어제 처음으로 잔여백신을 검색해봤는데 수량이 정말 많았다. 핸드폰에서 네이버 앱을 켜고, "잔여백신" 검색하면 나랑 가까운 위치에 있는 병원의 잔여백신 수량이 뜬다. 그래서 예약은 쉽게 할 수 있었다. 

 

2시쯤 예약했고, 4시까지 가면 된다.

2시 30분 부터 주섬주섬 준비를 하기 시작했고, 역시나 나의 심장박동수는 80을 넘기 시작했다. (평소에는 60 수준)

3시 20분경 집에서 출발, 병원까지는 5분 정도 걸렸다. 병원에 가는 길도 불안 불안해서 나의 맥박이 계속 빨라졌다. 병원은 3층이었는데.. 그 앞에 멈춰 섰다. 하필 어제 모더나 2차 부작용으로 인해 슬픈 뉴스를 접했고.. 나도 백신 맞고 죽으면 어떡하나.. 죽음의 공포가 몰려왔다. 병원문 앞에서 20분 정도 서있었다. 맞을까 말까 맞을까 말까.. 이때 나의 심박수는 120-130 정도. 

 

친구와 통화를 했다. 백신 맞기 겁난다. 맞을까 말까 고민 중이라고. 아무 일 없을 거라고 맞으라고 한다. 격한 응원을 받으며 에잇 모르겠다! 하고 병원에 들어갔다. 그러고 간호사한테 물어봤다. 잔여백신으로 예약했는데 혹시 취소되냐고.. 된다고 하면 안 맞으려고 했는데 잔여백신은 안된다고 했다. 꼼짝없이 맞아야 했다. 간호사한테 말했다. 백신 맞기 너무 무서운데 간호사님은 괜찮았냐고. 자기는 화이자 맞았는데 멀쩡하다고 했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질문지를 작성하고 의사 선생님을 만났다. 또 얘기했다. 너무 무서워서 지금 심장이 벌렁벌렁하다고.. 맞아도 괜찮냐고.. 웃으면서 괜찮다고 하신다. 혹시 1차 맞고 쇼크나 입 안이 부었다거나 그런 증상이 있냐고 물었다. 두통 및 속 쓰림, 소화불량 등의 증상만 있다고 하니 안심하고 맞아도 된다고 했다. 그래서 맞았다. 백신 주사 맞기 바로 전 심박수는 144.

 

 

주삿바늘이 내 팔에 꽂히는 순간- 이제 되돌릴 수 없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조금 편한 마음으로 병원에서 10분 대기하고 집으로 향했다.

 

이때가 문제였다. 병원문을 나서는 순간.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아 이제 진짜 되돌릴 수 없네. 지난번보다 더 아프면 어쩌지? 나도 혹시 잘못되면 어쩌지? 너무너무 무서운데? 갑자기 머리가 어질어질하고 눈앞이 뿌예지면서 숨 박수가 미친 듯이 올라가고 입술과 입 안이 바짝바짝 마르고 이대로 쓰러질 것 같았다. 죽을 것 같은 공포가 밀려왔다. 너무너무 무서웠다. 길거리에서 쓰러지면 누가 119를 불러줄까?? 나는 살 수 있을까? 이런 생각까지 드는데 정말 미치고 팔짝 뛸 것 같았다. 모더나 2차 맞은걸 정말 후회했다. 그냥 1차에서 끝낼걸 내가 왜 맞아가지고.. 이때 나의 심박수는 160을 넘기 시작했다.

 

갤럭시핏2-심박수
최대심박수 : 162 ㄷㄷㄷ

 

계속 이 생각을 하고 있으면 안 될 것 같아 노래를 크게 틀었다. 마음을 릴랙스 하는데 음악만큼 좋은 게 없으니까. 놀면 뭐하니 sg워너비 노래를 귀에 크게 울리게 틀고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이어폰 끼고 나만 들리는 듯 작은 목소리로) 생각을 다른 쪽으로 돌리니 아주아주 조금 괜찮아졌다. 그런데 심박수는 계속 높다. 남편한테 전화를 했다. 방금 백신 맞고 나왔는데 심장이 벌렁벌렁해서 미칠 것 같다고 쓰러질 것 같다고.. 내 말을 듣더니 그럼 대학병원 앞에 가있으라고 한다. 숨 안 쉬어질 때 바로 응급실로 뛰어들어가라고.. 아놔.. 말도 안 되는 소릴하니까 웃음이 피식 나면서 조금 안정이 되었다. 이렇게 무서울 줄 알았으면 남편한테 같이 가자고 하는 건데.. 

 

나와 같은 불안함을 느끼는 분이 있다면 믿을 수 있는 친구나 남편을 부모님과 함께 백신을 맞으러 가길 추천한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 불안감을 날려 버릴 수 있으니까.

 

집에 와서도 2시간 정도는 100 정도의 심박수를 유지하다가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아이가 오고 남편이 오니까 확실히 안정이 되었다. 

 

 

모더나 2차 후기 

4시 조금 안돼서 맞고 집에 와서 타이레놀 1알을 먹었다. 심장이 벌렁이는데 아프기까지 하면 못 살 것 같으니까. 주사 맞은 부위는 7시 정도 되니까 조금씩 아파오기 시작했다. 10분 정도 짧은 초저녁 잠을 자고 목살 스테이크를 시켜먹었다. 체온은 37.5도인데 몸살 증상이나 열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요즘도 역류성 식도염 증세가 있기에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 그래서 소화 다 시키고 자려고 12시에 잠자리에 들었다. 머리가 조금이라도 아프면 약을 먹고 자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멀쩡한데? 그래서 잠을 청했다. 그런데 역시 아니나 다를까~ 새벽 1시 17분쯤 머리가 핑- 하면서 어지럽고 아픈 느낌에 잠에서 깼다. 쓰러질 것처럼 어질어질하고 두통이 찾아온다. 타이레놀 2알을 바로 먹었다. 알약이랑 물 먹고 바로 누우면 속 안 좋으니까 2시까지 tv 보며 소파에 앉아있다가 잤다. 

 

오늘 아침 : 컨디션이 좋다. 생각보다 모더나 2차 멀쩡해서 깜짝 놀랐다. 아이 학교 가는 것도 지켜보고 뉴스도 보다가 한숨 더 자면 좋을 것 같아 11시 넘어서까지 푹 잤다. 그리고 12시에 밥 먹고.. 뒹굴뒹굴하다가 이 글을 쓴다. 이렇게 안 아플 줄 알았으면 겁내지 말고 미리 맞을걸!!! 생각보다 너무 멀쩡한데? 조금 아파야 오늘 저녁밥 안 하고 마음 편히 배달음식 시켜먹는데..ㅋㅋ 그래도 혹시 모르니 오늘은 무리하지 말고 푹 쉬자!

 

- 심한 불안장애가 있다면 보호자와 동행하세요. 그리고 좋은 생각만 하세요. 불안한 생각은 노노!

-1차 때 심하게 아팠으면 2차 때 안 아플 수도 있어요. 사람마다 이상반응이 확실하게 다르네요.

-팔도 1차 때보다 덜 아픕니다.

2차 걱정되는 분들 많으실 텐데.. 제 글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이만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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